제12장. 암흑에너지 — 왜 우주는 멈추지 않는가

우주는 이미 충분히 차갑다.
별은 사라지고,
에너지는 희석되고,
모든 상호작용은 느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는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더 빠르게,
더 멀어지며,
더 텅 빈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 현상을 우리는
암흑에너지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전히 질문은 남는다.

왜 우주는 굳이 계속 팽창하는가?


1. 암흑에너지는 ‘힘’이 아니다

암흑에너지는 흔히

  • 반중력
  • 밀어내는 힘
  • 공간의 팽창 압력

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이 설명은
본질을 가리지 못한다.

암흑에너지는

  • 특정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고
  • 국소적인 원인도 없으며
  • 입자도 아니다

즉,

암흑에너지는
작용하는 무엇이 아니라,
멈출 수 없는 조건
에 가깝다.


2. ECC 관점: 팽창은 ‘연산 지속성’이다

ECC에서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정보 연산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서 팽창이란 무엇일까?

연산이 계속되기 위해
참조 공간을 확장하는 과정
이다.

  • 정보가 확정되면
  • 관계가 늘어나고
  • 충돌과 간섭이 발생하며
  • 계산 비용이 증가한다

이를 완화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공간을 늘리는 것이다.


3. 멈추면, 다시 하나의 점으로 수렴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우주가 팽창을 멈추는 순간,

  • 정보 밀도는 다시 증가하고
  • 상호작용은 국소적으로 집중되며
  • 엔트로피 생성률이 급증한다

이는 곧,

빅 프리즈의 반대 방향으로의 급격한 붕괴를 의미한다.

ECC적으로 말하면,

팽창을 멈춘 우주는
연산 과부하 상태로 빠진다.

암흑에너지는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한
구조적 안전장치다.


4. 암흑에너지는 ‘선택’이 아니라 ‘조건’이다

암흑에너지는
우주가 가진 성질이 아니다.

우주가 존재하려면
반드시 만족해야 하는
조건이다.

  • 존재가 지속되려면
  • 확정은 일어나야 하고
  • 그러나 너무 자주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우주는
스스로를 희석시킨다.

팽창은 자유가 아니라,
필연적인 비용 분산 전략이다.


5. 암흑에너지와 시간의 방향

암흑에너지는
시간의 방향과 깊게 연결된다.

  • 팽창하는 우주에서는
    • 과거 → 미래의 구분이 유지된다
    • 되돌림이 불가능하다
  • 수축하는 우주에서는
    • 정보가 다시 겹치며
    • 방향성이 흐려진다

ECC에서 시간의 화살은

확정이 누적되는 방향이다.

암흑에너지는
이 화살을 유지시키는
배경 조건이다.


6. 왜 암흑에너지는 일정한가

관측에 따르면
암흑에너지는 거의 일정하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ECC적으로 해석하면,

암흑에너지는
임계 ε를 넘지 않도록
정보 밀도를 조절하는 상수
다.

  • 너무 강하면 구조가 형성되지 않고
  • 너무 약하면 우주가 붕괴한다

우리는 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로부터
암흑에너지가
정확한 균형점에 놓여 있음을 안다.


7. 팽창은 끝을 향한 움직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암흑에너지는
우주를 끝으로 이끈다.

  • 팽창은 계속되고
  • 정보는 희석되며
  • 결국 빅 프리즈로 향한다

그러나 이것은
멸망을 향한 행진이 아니다.

다음 계산을 위한 정리 과정이다.

우주는 멈추지 않기 때문에
다시 시작할 수 있다.


8. PART I의 결론

이제 PART I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존재는 언제 확정되는가?

ECC의 대답은 명확하다.

  • 존재는 정확해질 때가 아니라
  • 연산이 종료될 때 확정된다
  • 그러나 연산은
    • 멈추지 않기 위해
    • 계속 공간을 확장한다

우주는 하나의 모순 위에 서 있다.

확정되어야 존재하지만,
확정되면 붕괴한다.

암흑에너지는
이 모순을 지탱하는
침묵의 조건이다.


다음으로

PART I은 여기서 끝난다.

이제 우리는
물리학적으로 충분히 멀리 왔다.

다음 PART에서는
같은 질문을
완전히 다른 언어로 다시 묻는다.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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