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메모리 구조 — 왜 연산과 저장을 분리하면 비효율적인가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컴퓨터는 하나의 기본 전제를 공유한다.

연산은 CPU에서,
데이터는 메모리에서.

이 구조는 오랫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당연함”은 물리적으로 매우 비싼 선택이다.


1. 폰 노이만 병목 — 움직이는 데이터가 낭비를 만든다

전통적인 컴퓨터 구조에서는
데이터가 연산될 때마다 이동해야 한다.

  • 메모리 → CPU
  • CPU → 메모리

이 왕복은 단순한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스템 자원의 대부분을 소모한다.

  • 시간
  • 전력
  • 발열
  • 지연

이를 **폰 노이만 병목(Von Neumann Bottleneck)**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단순하다.

계산보다 이동이 더 비싸다.


2. 우주에 중앙 처리 장치는 없다

이제 이 구조를 우주에 대입해 보자.

만약 우주가 중앙 연산 장치를 가진 구조라면
모든 사건은 그곳으로 데이터를 보내야 한다.

  • 입자의 위치 결정
  • 에너지 상태 계산
  • 관측 결과 확정

이것은 즉시 모순을 낳는다.

  • 빛의 속도 제한
  • 정보 지연
  • 국소성 붕괴

우주는 이런 구조를 가질 수 없다.

ECC 가설은 여기서 명확히 말한다.

우주에는 중앙 서버가 없다.


3. 저장된 정보는 이동하지 않는다

정보를 이동시키는 것은
사실상 공간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우주가 매 사건마다 정보를 이동시킨다면
그 자체로 막대한 엔트로피를 생성할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최소한의 경로를 선택한다.

그래서 정보는 이동하지 않는다.
그 자리에 머문다.

그리고 필요한 계산은
정보가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수행된다.


4. 메모리는 단순한 저장소가 아니다

컴퓨터에서 메모리는
그저 데이터를 담는 상자로 취급된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보면 메모리는:

  • 전하 상태
  • 에너지 분포
  • 물질 배열

즉, 이미 물리적 과정의 일부다.

이 메모리가 계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발상 자체가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우주도 마찬가지다.

시공간은 빈 공간이 아니라
정보가 기록된 물리적 구조다.


5. 분리는 추상이고, 통합은 자연이다

연산과 저장의 분리는
설계 편의를 위한 추상화다.

자연은 이런 추상화를 쓰지 않는다.

  • 신경세포는 저장과 연산을 동시에 한다
  • 단백질은 구조이자 기능이다
  • 뇌에는 CPU가 없다

자연은 항상 통합 구조를 선택한다.

ECC 가설에서 우주 역시 예외가 아니다.


6. 왜 분리 구조는 붕괴를 설명하지 못하는가

양자 붕괴를 기존 구조로 설명하면
항상 외부 개입이 필요해진다.

  • 관측자
  • 환경
  • 측정 장치

하지만 연산과 저장이 분리된 구조에서는
결정을 내릴 주체가 없다.

어디에서 계산이 끝났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저장된 정보 그 자체가 계산을 수행한다면
임계치를 넘는 순간 자발적 확정이 가능해진다.


7. 우주가 선택한 구조

우주는 느리게 계산할 수 없다.
무한히 대기할 수도 없다.

그래서 우주는 이런 구조를 선택한다.

  • 데이터는 그 자리에 있다
  • 계산은 그 자리에서 일어난다
  • 확정은 국소적으로 발생한다

이 구조는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이다.


마무리 — 왜 우리는 분리된 구조에 익숙한가

우리가 분리 구조에 익숙한 이유는 단 하나다.

설계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쉬운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자연은 늘 더 어렵고,
그러나 더 효율적인 길을 선택한다.

연산과 저장을 분리하는 순간,
세계는 느려지고 불안정해진다.

다음 장에서는
이 통합 구조가 현대 공학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그리고 왜 이것이 우주 구조에 가장 가까운 기술인지 살펴본다.

👉 제16장. PIM 메모리 — 우주는 왜 그 자리에서 계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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