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공간은 왜 필요한가 — 주소 체계로서의 우주


우리는 보통 이렇게 말한다.

“여기 있다”
“저쪽으로 가라”

하지만 이 말 속에 숨어 있는 전제는 뭘까?

위치라는 정보는, 어떤 체계 안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즉, 공간 없이는 좌표도, 방향도, 거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ECC 관점에서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배치가 아니라,
**우주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연산을 수행할 ‘주소 체계’**를 제공하는 것이다.


1. 컴퓨터에서의 주소 체계

먼저 컴퓨터를 생각해보자.

  • CPU가 연산을 하려면 어디에서 데이터를 가져올지 알아야 한다.
  • RAM, SSD, 캐시, 레지스터 등 모두 주소를 가진다.
  • 주소가 없으면, 연산은 ‘무엇’을 처리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즉, 공간 = 데이터가 저장되는 위치의 체계이다.


2. 우주 공간도 마찬가지

우주는 정보를 저장하고 연산하는 시스템이다.

  • 입자, 전자, 광자 등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 그들은 공간이라는 주소 체계 위에서 연산되는 데이터다.
  • ECC 관점에서, 위치와 거리, 방향은 연산을 위한 메타데이터이다.

3. 주소 체계 없이는 연산이 불가능하다

연산을 하려면, 최소한 다음이 필요하다.

  1. 데이터 식별 — 어떤 입자가 연산 대상인가?
  2. 상호작용 위치 — 어느 좌표에서 어떤 입자와 상호작용할 것인가?
  3. 연산 순서 결정 — 어떤 계산이 먼저 수행되어야 하는가?

공간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물리적 어드레스 시스템(Addressing System)**이다.

  • 좌표 없는 입자는 커밋될 수 없다.
  • 커밋할 위치가 없다면, 존재 자체가 불확정 상태로 남는다.

4. 공간과 PIM 메모리

PART II에서 다룬 PIM 구조와 연결해보자.

  • PIM에서 계산은 데이터가 존재하는 메모리 셀에서 바로 수행된다.
  • 마찬가지로, 우주는 입자가 존재하는 공간 셀에서 직접 계산이 일어난다.
  • 즉, 공간 = 연산이 실행되는 물리적 주소
    = 우주 OS의 메모리 맵

이 구조 덕분에, 연산은 이동 없이 즉시 처리 가능하고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5. 공간이 시간과 함께 작동하는 이유

시간은 틱(tick), 공간은 주소(address)였다.
그럼, 틱이 흘러가면서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하는 이유는?

  • 연산이 수행될 때 상호작용 대상을 지정하기 위해서
  • 확률적 중첩 상태의 입자가 어떤 좌표에서 커밋될지 결정하기 위해서

즉, 공간과 시간은 정보 연산을 위한 기본 구조다.
주소와 틱 없이는 현실이 렌더링될 수 없다.


6. 공간 = 리소스 최적화

또한 공간은 단순히 위치 정보만 제공하지 않는다.
OS 관점에서 보면, 공간은 연산과 저장을 최적화하는 방법이다.

  • 높은 정보 밀도 구역에서만 ε 임계치 연산을 수행
  • 저밀도 구역은 단순히 패딩(padding)처럼 유지
  • 공간 팽창 = 연산 부하 분산과 메모리 확장

즉, 우주의 팽창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OS의 리소스 안정화 전략과 직결된다.


7. 마무리 — 공간은 우주의 주소록이다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공간 없이는 계산도, 커밋도, 존재도 불가능하다.

시간은 틱, 공간은 주소, 그리고 입자는 계산되는 데이터.
우주는 계산과 저장이 결합된 OS 위에서 돌아가며,
그 OS가 바로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의 프레임워크다.


다음 장 예고

주소가 정해졌다면, 이제 계산이 왜 리소스를 아끼기 위해 공간을 팽창시키는지 알아야 한다.

👉 제16장. 왜 우주는 팽창하는가 — OS 관점의 리소스 안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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