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거대한 OS로 비유하면, 모든 상태는 계산 중이다.
하지만 이전 장에서 살펴봤듯, 관측(interrupt)이나 ε 임계치 도달로 인해 일부 상태는 **즉시 확정(commit)**된다.
그럼 확정되지 않은 상태는 어디에 존재할까?
바로 여기서 **공(空)**의 개념이 등장한다.
1. 공(空)이란 무엇인가?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 Śūnyatā)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 모든 현상은 자체로 고정된 실체가 없다
- 현상은 서로 의존적이며, 조건에 따라 존재
- 본질적 실체가 없기에 미정 상태
ECC 관점에서 보면, 공(空)은 바로 아직 ε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이며, OS 커널이 계속 연산 중임을 보장하는 영역이다.
2. 커널과 미정 상태
컴퓨터 OS에서 커널(kernel)은 시스템의 핵심을 담당한다.
- 메모리 관리, CPU 스케줄링, I/O 처리
- 커널은 중요한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보호하고, 연산을 제어
우주 OS의 ECC 관점에서 보면:
- 커널은 모든 중첩 상태를 추적
-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는 커널의 관리 아래 미정으로 존재
- 상태는 필요할 때만 ε 임계치를 넘겨 고전적 현실로 전환
즉, 공(空)은 단순히 “없음”이 아니라, 계산 중인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공간이다.
3. 미정 상태와 자유
미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단순한 수학적 허상이나 비존재가 아니다.
- PIM 구조의 우주 OS는, 국소적 정보 처리 단위에서만 ε를 계산
- 나머지 영역은 무한정 미정 상태로 남을 수 있음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 = 가능성의 공간
- 관측/계산이 개입하지 않으면, 상태는 유연하게 존재
- 즉, 우주는 미정 상태를 허용함으로써 자유를 유지
불교적으로 말하면, 이것이 바로 연기(緣起)와 공(空)이 보장하는 유동성이다.
4. 상태 확정과 공(空)의 경계
- ECC 관점에서는, 상태 확정(commit) = ε 임계치 도달
- 커널이 관리하는 공(空) = 아직 ε에 도달하지 않은 계산 중 상태
- 관측, 상호작용, 에너지 투입 등이 커널 영역을 넘어 상태를 강제 확정
즉, 공(空)은 **“계산 중 상태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메모리 공간”**이고,
우리의 경험은 이 공간이 커밋되었을 때만 실재로 나타난다.
5. 일상 속 비유
-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 아직 결정되지 않은 선택
- 꿈속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가능성
- 계산 중인 양자 상태
이 모두가 공(空)의 영역에 해당한다.
확정되지 않은 상태는 실재와 동시에 비실재를 포함하며, OS 커널이 관리하는 미정 상태의 안정성 덕분에 우리의 우주가 혼란에 빠지지 않는다.
6. 요약
- 공(空) =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
- ECC 관점에서 공은 커널이 관리하는 계산 중 상태
- 상태는 ε 임계치 도달 혹은 인터럽트 발생 시만 실재로 전환
- 미정 상태는 자유와 가능성의 공간이며, 우주의 유연성을 유지
다음장. 제26장. “빛이 있으라 — 최초의 시스템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