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I 서문
우리는 오랫동안 이렇게 믿어왔다.
우주는 존재한다고.
공간은 이미 깔려 있고,
시간은 흐르며,
물질은 그 안에 놓여 있다고.
그러나 PART I에서 우리는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우주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만 확정된다.
존재는 선언이 아니라 연산의 결과다.
이제 질문은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 연산은
어디서, 어떻게, 무엇에 의해 실행되는가?
이 파트(PART II)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우주를
철학의 대상이나 종교적 신비로 다루지 않는다.
대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메모리와 연산,
**운영체제(OS)**의 관점으로 다룬다.
우주는 CPU가 아니라 메모리다
전통적인 세계관에서는
신이 설계한 법칙이 우주 바깥에서 내려와
세계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ECC 가설에서 우주는 그렇지 않다.
- 물리 법칙은 외부 명령이 아니다
- 공간은 단순한 빈 무대가 아니다
- 시간은 흐르는 강이 아니다
우주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그 자리에서 계산하는 PIM 구조다.
연산은 중앙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존재는 국소적으로 확정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갱신될 뿐이다
운영체제에서 시간은 철학이 아니다.
클럭이다.
각 프로세스는
같은 시간을 공유하지 않는다.
우주 역시 마찬가지다.
관측자마다 시간이 다른 이유는
각각이 다른 연산 리듬 위에 올라타 있기 때문이다.
공간은 실체가 아니라 주소다
우주는 왜 이렇게 넓어야 할까?
왜 계속 팽창해야 할까?
그 답은 미학이 아니라 시스템 안정성이다.
공간은 존재를 담기 위한 그릇이 아니라,
연산 충돌을 피하기 위한 주소 체계다.
팽창은 낭비가 아니라
리소스 관리 전략이다.
종교는 은유가 아니라 로그다
이 파트에서 불교와 창세기는
‘믿음’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 공(空)은 미할당 메모리이며
- 연기는 피드백 루프고
- “빛이 있으라”는 최초의 실행 명령어다
종교는 세계를 설명하려는
**초기 인터페이스(UI)**였을 뿐이다.
이 파트에서 다룰 것들
이 파트에서는 다음 질문들을
하나의 계산 언어로 다룬다.
- 왜 우주는 디지털처럼 보이는가
- 왜 존재는 관측될 때만 확정되는가
- 왜 우주는 팽창하지 않으면 불안정한가
- 자유의지는 하드웨어 종속적인가
- 의식은 프로세스인가, 로그인가
- 세계는 종료되는가, 재부팅되는가
우주는 설계도가 아니다.
우주는 실행 중인 시스템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시스템 위에서 돌아가는
작은 프로세스다.
이제,
우주의 OS를 열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