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이렇게 말한다.
“시간이 흘러간다.”
하지만 이 문장은
설명처럼 보이면서 사실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
흐른다면,
- 무엇이 흐르는가?
- 어디로 흐르는가?
- 무엇을 기준으로 흐르는가?
ECC 관점에서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계산되는 것이다.
1. 컴퓨터에 시간은 없다
먼저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부터 짚자.
컴퓨터에는 ‘시간’이 없다.
컴퓨터가 아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다.
- 클럭 신호가 들어왔는가
- 연산이 한 번 수행되었는가
- 상태가 갱신되었는가
즉, 컴퓨터에서 시간은
연산 횟수의 누적이다.
“1초”는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약속된 틱 수일 뿐이다.
2. 그렇다면 우주의 클럭은 무엇인가
우주에도
외부에서 주입되는 시계는 없다.
우주 바깥에서
“틱, 틱” 하고 신호를 보내는
마스터 클럭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는 답은 하나다.
우주의 클럭은
우주 내부에서 생성된다.
ECC 이론에서
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 플랑크 시간 ( t_P )
-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발생하는
정보 변화(엔트로피 생성)
3. 시간 = 계산 최소 단위
플랑크 시간은 종종 이렇게 오해된다.
- “시간의 최소 조각”
- “더 쪼갤 수 없는 순간”
하지만 ECC 관점에서는
더 정확한 정의가 있다.
플랑크 시간은
한 번의 계산이 완료될 수 있는
최소 연산 주기다.
즉,
- 그 이전에는 상태를 확정할 수 없고
- 그 이후에만 결과를 커밋할 수 있다
시간은 연속이 아니라
이산적인 계산 프레임이다.
4. 왜 시간은 관측자마다 다른가
상대성이론은 이렇게 말한다.
- 빠르게 움직일수록 시간이 느려진다
-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이 느려진다
이것은 시간 자체가 늘어났다는 뜻이 아니다.
ECC 관점에서 이는 이렇게 해석된다.
연산 밀도가 높아질수록
같은 틱에서 처리해야 할 계산이 많아진다.
결과적으로:
- 한 틱당 처리되는 상태 변화가 줄어들고
- 외부 관측자에게는 시간이 느려진 것처럼 보인다
시간 지연은
시계가 느려진 것이 아니라
연산이 무거워진 것이다.
5. 과거와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과거와 미래는 실재하는가?
ECC 이론의 대답은 명확하다.
- 과거: 이미 커밋된 계산 결과
- 미래: 아직 계산되지 않은 상태 공간
즉,
과거는 저장이고
미래는 큐(queue)다.
그리고 현재란,
지금 이 틱에서
계산이 수행되고 있는 상태다.
6. 시간의 방향은 왜 한쪽인가
우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이것은 철학적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다.
한 번 커밋된 계산은:
- 덮어쓸 수 없고
- 되돌릴 수 없으며
- 참조만 가능하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시간의 화살이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커밋이 쌓일 뿐이다.
7. “지금”은 언제인가
이제 “현재”를 다시 정의할 수 있다.
현재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곧 커밋될 계산 프레임이다.
그래서 현재는 늘 불안정하고,
그래서 현재는 늘 짧으며,
그래서 우리는 “지금”을 붙잡을 수 없다.
마무리 — 시간은 우주의 심장박동이다
시간은 독립된 실체가 아니다.
시간은
우주가 계산을 계속하고 있다는
증거다.
틱이 멈추면:
- 계산은 멈추고
- 존재는 확정되지 않으며
- 세계는 출력되지 않는다
시간이 있다는 것은
우주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음 장 예고
계산에는 클럭만으로는 부족하다.
계산 결과는
어디에 저장되는가?
우주는 왜 “장소”를 필요로 했을까?
👉 제15장. 공간은 왜 필요한가 — 주소 체계로서의 우주
이제 우리는
우주의 메모리 구조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