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 Abstract

본 논문은 양자 계의 결 어긋남(decoherence)과 상태 붕괴를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만 귀속시키는 기존 관점을 확장하여, 계 내부의 국소적 정보 처리 밀도(local information density) 자체가 자발적이고 비가역적인 상태 확정을 유도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안한다.

우리는 플랑크 시간 tPt_P​ 동안 발생하는 무차원 엔트로피 생성률 S˙/kB\dot S / k_B이 시스템의 정보 처리 한계에 해당하는 임계 상수 ε\varepsilon를 초과할 경우, 양자 중첩 상태가 고전적 상태로 강제 전이(commit)된다고 가정한다. 이 가설은 다음의 관계식으로 요약된다:ε=S˙kBtP\varepsilon = \frac{\dot S}{k_B} \cdot t_P

ε 연산 우주론

ECC(Epsilon-Calculated Cosmology) 모델에서 양자 중첩은 아직 확정 조건(ε)에 도달하지 않은 **유예된 정보 연산 상태(pending computation)**로 해석되며, 상태 붕괴는 정보 밀도와 연산 해상도의 한계에 의해 연속적인 확률 기술이 이산적 결과로 비가역적 커밋(commit) 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ECC는 환경 노이즈가 이상적으로 제거된 고립계(S˙ext=0\dot S_{\text{ext}} = 0)에서도, 내부 자유도의 복잡성 증가로 인한 엔트로피 생성률이 임계 조건S˙totalkBtP>ε\frac{\dot S_{\text{total}}}{k_B} \cdot t_P > \varepsilon

을 만족할 경우 자발적 상태 붕괴가 발생할 것을 예측한다. 이는 질량이나 공간적 스케일을 붕괴의 근본 변수로 취급하는 기존의 객관적 붕괴 이론(GRW, CSL 등)과 구별되는 핵심적 차별점이다.

본 가설은 정보 처리 한계를 시공간의 물리적 실재를 규정하는 상위 제약 조건으로 해석하며,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 역시 정보 연산의 물리적 중단 지점으로 재정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내부 엔트로피 생성률을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고립 양자계 실험을 통해 ECC의 반증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실험적 시나리오를 제안한다.

2026년 01월 05일 TAKOCEO

제1장. 왜 0.999…는 아직 1이 아닌가

— 무한 계산을 하지 않는 우주에 대하여

우리는 학교에서 이렇게 배운다.

0.999… = 1

이 등식은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참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무한히 이어지는 9의 나열은, 한계(limit)를 취하면 정확히 1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자연은 정말로 ‘무한히 이어지는 계산’을 수행하는가?


1. 수학의 실수(real number)는 값이 아니라 언어다

수학에서 실수는 완결된 객체다.
0.999…도, π도, √2도 모두 “이미 존재하는 값”처럼 다뤄진다.

하지만 물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실수는 무한 정밀도를 전제한 표현 체계다.
즉, 무한한 정보와 무한한 연산 능력이 있다는 가정 위에서만 성립한다.

문제는 이것이다.

자연은 유한한 시간,
유한한 에너지,
유한한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진다.

자연은 계산기를 들고 무한 급수를 끝까지 계산하지 않는다.


2. 0.999…는 ‘값’이 아니라 ‘진행 중인 계산’이다

수학적으로 0.999…는 1과 동일하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보면, 0.999…는 완성된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다음을 의미한다.

  • 끝나지 않은 계산
  • 무한히 누적되는 부분합
  • 아직 출력되지 않은 결과

즉,

0.999…는 존재가 아니라,
평가 중인 상태(state under evaluation)이다.

이 상태는 본질적으로 미정(pending) 이다.
아직 계산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3. 물리적 존재란 ‘과정’이 아니라 ‘출력값’이다

여기서 물리학의 기준을 하나 세워보자.

존재한다는 것은,
유한한 연산이 종료되어
결과가 출력되었음을 의미한다.

과정 자체는 존재가 아니다.
존재는 언제나 확정된 상태다.

이 관점에서 보면,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중첩(superposition)은 다음처럼 해석할 수 있다.

  • 양자 중첩 상태
    → 아직 계산이 끝나지 않은 확률적 연산 과정
  • 고전적 상태
    → 계산이 종료되어 출력된 결과

즉, 고전 세계는 “특별해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
계산이 끝났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4. 반올림은 수학적 편의가 아니라 물리적 필연이다

컴퓨터에서 반올림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연산 자원이 유한하기 때문에 반드시 발생한다.

물리계도 마찬가지다.

  • 확률이 1에 무한히 가까워져도
  • 계산이 끝나지 않으면
  • 그 상태는 아직 존재로 확정되지 않는다

어느 순간, 시스템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여기까지 계산했다.
이제 결과를 확정한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임계치 ε(엡실론)**이다.


5. ε — 존재가 허용되는 최소 결정 조건

ε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가 발생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 ε이 너무 작다면
    → 세계는 영원히 확률로만 남는다
  • ε이 너무 크다면
    → 세계는 지나치게 빨리 고정된다

우리는 ε의 정확한 값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ε의 존재를 증명한다.

0.999…가 언젠가 1로 “확정”되듯이,
양자 중첩도 언젠가는 하나의 결과로 확정된다.

이 전이는 수학적 동일성이 아니라
**물리적 커밋(commit)**이다.


6.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0.999… = 1이라는 수학적 등식은,
우주가 무한 계산을 허용하지 않음을 암시하는
가장 일상적인 물리적 증거다.”


제2장. 일반 컴퓨터는 왜 정확한 계산을 못 할까


— 컴퓨터는 숫자를 ‘계산’하지 않고 ‘타협’한다

우리는 흔히 컴퓨터를 이렇게 생각한다.

“컴퓨터는 계산을 잘한다.”
“계산기보다 훨씬 정확하다.”
“사람보다 실수가 없다.”

하지만 이 말은 반만 맞다.

컴퓨터는 빠르지만,
정확함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1. 컴퓨터는 10진수로 계산하지 않는다

사람은 숫자를 이렇게 쓴다.

  • 1
  • 3.15
  • 0.999…

이건 모두 10진수다.

하지만 컴퓨터는 10진수를 이해하지 못한다.
컴퓨터가 이해하는 건 오직 이것뿐이다.

  • 0
  • 1

즉, 2진수다.


2. 문제의 시작: 대부분의 소수는 2진수로 끝나지 않는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10진수에서 끝나는 소수들이 있다.

  • 0.5
  • 0.25
  • 0.75

이건 2진수로도 깔끔하게 끝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수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3.15

이 숫자를 2진수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

3.15 = 11.0010011001100110011… (무한 반복)

즉,

3.15는
컴퓨터 세계에서는
끝나지 않는 숫자다.


3. 컴퓨터는 무한히 저장할 수 없다

컴퓨터의 메모리는 유한하다.

  • 8비트
  • 16비트
  • 32비트
  • 64비트

아무리 커도 유한하다.

그래서 컴퓨터는 이렇게 행동한다.

“끝나지 않네?
그럼 여기까지만 저장하자.”

예를 들어 16비트 환경이라면,

3.15 ≈ 3.14990234375

이미 원래 숫자와 다른 값이 되었다.

이건 버그가 아니다.
의도된 설계다.


4. 컴퓨터는 ‘정확한 숫자’를 저장하지 않는다

중요한 사실 하나.

컴퓨터 안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정확한 3.15’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건 이것뿐이다.

  • “3.15에 가장 가까운 값”
  • “지금 메모리에서 허용되는 근사값”

즉,

컴퓨터는 숫자를 저장하는 게 아니라
타협한 값을 저장한다.


5. 그래서 계산 결과가 이상해진다

이제 이런 계산을 해보자.

10 % 3.15

사람이 계산하면,

  • 3.15 × 3 = 9.45
  • 10 − 9.45 = 0.55

하지만 컴퓨터는 이렇게 계산한다.

  • 3.14990234375 × 3
  • 10 − 9.44970703125
  • 결과 ≈ 0.55029296875

즉,

컴퓨터는
정확히 0.55를 내놓지 못한다.


6. 이건 실수가 아니라 ‘결단’이다

여기서 중요한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컴퓨터는 실수한 게 아니다.
컴퓨터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 무한히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 어느 지점에서 계산을 멈추고
  • 결과를 확정한다

이걸 우리는 이렇게 부른다.

  • 반올림
  • 오차
  • 근사값

하지만 본질은 이것이다.

계산 종료 선언


7. 컴퓨터에게 0.999…는 아직 끝난 숫자가 아니다

이제 다시 이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0.999… = 1 인가?

컴퓨터의 관점에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 0.999…는 끝나지 않은 계산
  • 끝나지 않은 계산은 저장할 수 없음
  • 그래서 어느 순간,“이쯤이면 1이다”
    라고 판단한다

이 판단 기준이 바로
오차 허용 범위,
ε(엡실론) 이다.


8. 한 문장 요약

컴퓨터는 무한히 계산하지 않는다.
그래서 계산을 멈추고
결과를 확정한다.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유한한 세계에서 계산을 수행하는 모든 시스템의 운명이다.


이제 다음 장에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넘어갈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진보된 계산 장치인
양자 컴퓨터는 다를까?”

그리고 독자는 이미 알고 있다.
답은 ‘아니오’라는 걸.

제3장. 양자 컴퓨터는 정말 무한 정밀 계산을 할까?

— 가장 진보된 계산 장치조차 ‘계산을 끝내야’ 결과를 낸다

앞에서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 0.999…는 수학적으로는 1과 같다
  • 하지만 물리적으로는 끝나지 않은 계산 과정이다
  • 자연은 무한 계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 계산을 멈추고 결과를 확정한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이 떠오를 것이다.

“그건 일반 컴퓨터 이야기 아닌가?
요즘 양자 컴퓨터는 소수점 이하까지 정확히 계산한다던데?”

아주 좋은 질문이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오해다.


1. “양자 컴퓨터는 소수를 정확히 계산한다”는 말의 정체

양자 컴퓨터에 대해 흔히 이런 이미지가 있다.

  • 일반 컴퓨터보다 훨씬 강력하고
  • 무한히 많은 계산을 동시에 하고
  • 소수점 이하도 정확히 맞춘다

하지만 이건 양자 컴퓨터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오해다.

결론부터 말하면,

양자 컴퓨터는
소수점을 ‘정확한 값’으로 저장하거나 계산하지 않는다.


2. 양자 컴퓨터는 숫자를 계산하는 기계가 아니다

일반 컴퓨터와 양자 컴퓨터의 차이를 먼저 보자.

일반 컴퓨터

  • 비트(bit): 0 또는 1
  • 숫자는 유한한 비트로 저장
  • 소수는 항상 근사값

양자 컴퓨터

  • 큐비트(qubit): |0⟩과 |1⟩의 중첩
  • 계산 대상은 숫자가 아니라 확률 진폭
  • 결과는 측정 전까지 정해져 있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확률 진폭은 숫자 값이 아니다.
그것은 ‘가능성의 분포’다.

즉, 양자 컴퓨터는
“3.15를 정확히 저장하고 계산”하는 기계가 아니다.

대신,

  • 중첩 상태로 연산을 수행하다가
  • 마지막에 측정(measurement) 을 통해
  • 하나의 고전적 결과로 떨어진다

3. 결정적인 사실: 출력은 항상 고전적이다

아무리 내부 연산이 양자적이어도,
출력은 반드시 고전적이다.

  • 측정 순간 → 0 또는 1
  • 결과 값 → 유한 자리수
  • 오차 → 필연적

즉,

양자 컴퓨터도
0.999…를 끝까지 들고 있을 수 없다.

측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계산은 종료되고 결과는 확정(commit) 된다.


4. 오히려 양자 컴퓨터는 ‘정확함’에 취약하다

이건 의외일 수 있지만,
양자 컴퓨터는 오히려 정확도 면에서 더 불안정하다.

그래서 양자 컴퓨팅의 핵심 키워드는 이것이다.

  • 노이즈
  • 디코히어런스
  • 오류 보정
  • 결함 허용 계산(Fault-tolerant computing)

이 말 자체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양자 컴퓨터는
‘완벽한 계산’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오차를 전제로 설계된 시스템이다.


5. 여기서 드러나는 중요한 공통점

이제 고전 컴퓨터와 양자 컴퓨터를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점이 하나 보인다.

  • 둘 다 유한한 연산 자원을 가진다
  • 둘 다 계산을 어느 시점에서 멈춘다
  • 둘 다 결과를 확정해야만 출력이 존재한다

즉,

가장 진보된 계산 장치조차
‘계산을 끝내야’ 결과를 낸다.

이건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물리적 조건이다.


6. 이 지점에서 다시 돌아오는 질문: 0.999…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0.999…는 정말 1인가?

수학적으로는 맞다.
하지만 물리적으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 0.999…는 끝나지 않은 계산
  • 1은 계산이 종료된 결과
  • 둘 사이의 전이는 무한의 완성이 아니라
    연산 종료 결정이다

이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ε(엡실론) 이다.


7. ε — 계산을 멈추고 세계를 확정하는 기준

ε은 단순한 오차 허용치가 아니다.

ε은
“여기까지 계산했으면
이제 존재로 인정한다”는
물리적 기준이다.

  • ε이 없으면 → 결과는 영원히 미정
  • ε이 있으면 → 결과는 언젠가 확정

양자 컴퓨터도,
고전 컴퓨터도,
그리고 우리가 사는 우주도
이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다.


8.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양자 컴퓨터는
무한히 정확한 계산을 하는 기계가 아니라,
반드시 측정을 통해
계산을 끝내야만 결과를 내는 기계다.

그리고 이것은
양자 붕괴가 신비가 아니라
계산 종료 사건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제4장. 계산이 끝났을 때만 존재는 확정된다

우리는 보통 이렇게 생각한다.

“값이 있으면, 그것은 존재한다.”

하지만 물리학에서 이 문장은 항상 참이 아니다.
특히 계산이 끝나지 않은 값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1. ‘계산 중’인 값은 존재일까?

앞 장에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

  • 0.999…는 수학적으로 1과 같다
  • 그러나 0.999…는 끝나지 않은 계산 과정이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생긴다.

끝나지 않은 계산 결과는, 이미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수학에서는 “그렇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연은 수학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2. 자연은 계산을 끝까지 하지 않는다

자연은 다음 조건을 벗어나지 않는다.

  • 유한한 시간
  • 유한한 에너지
  • 유한한 정보 처리 능력

즉, 자연은 무한 계산을 수행할 수 없다.

우리가 종이에
0.999999999…
라고 쓸 수는 있어도,

우주 어딘가에서
“소수점 이하 무한 자리까지 계산된 상태”
가 실제로 구현되는 일은 없다.

👉 자연에서 무한 계산은 정의만 있을 뿐, 구현은 없다.


3. 그래서 자연은 ‘어디선가 멈춘다’

컴퓨터를 떠올려 보자.

  • 계산은 항상 어떤 자리수에서 잘린다
  • 그 잘림이 바로 반올림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다.

반올림은 편의가 아니라 필연이다.

컴퓨터가 일부러 대충 계산해서 반올림하는 게 아니다.
더 계산할 자원이 없어서 멈추는 것이다.

자연도 동일하다.


4. 존재는 과정이 아니라 ‘출력’이다

여기서 관점을 바꿔보자.

  • 계산 중인 값 → 과정
  • 계산이 끝난 값 → 출력

물리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언제나 출력값이다.

예를 들어,

  • 공중에 떠 있는 확률 구름은 관측되지 않는다
  • 관측되는 것은 언제나 하나의 결과

즉,

존재란, 계산이 끝났다는 사실이다.

아직 계산 중이라면,
그것은 “가능성”이지 “존재”가 아니다.


5. 0.999… → 1 은 ‘동일성’이 아니다

수학에서
0.999… = 1
항등식(identity) 이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보면 이건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 0.999… : 끝나지 않은 연산 상태
  • 1 : 계산이 종료되어 확정된 상태

이 둘 사이에는 질적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무시하면,
우리는 왜 자연이 갑자기 “결과 하나”를 선택하는지
영원히 설명할 수 없다.


6. 반올림은 ‘물리적 커밋(commit)’이다

자연은 계산을 하다가
어느 순간 이렇게 말한다.

“여기까지다. 이제 결과를 확정한다.”

이 순간이 바로 커밋(commit) 이다.

  •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
  • 더 이상 계산 자원이 없을 때
  • 시스템이 스스로 종료 조건에 도달했을 때

확률은 결과로 바뀌고,
과정은 존재로 바뀐다.


7. 이 종료 조건에는 이름이 필요하다

그 종료 조건을
이 글에서는 이렇게 부르겠다.

ε (엡실론)

ε는 어떤 특정한 숫자가 아니다.

  • “이 정도면 충분히 확정되었다”라는
  • 자연이 허용하는 최소 결정 기준이다.

너무 작으면
→ 세계는 영원히 계산 중으로 남고

너무 크면
→ 세계는 지나치게 단순해진다

우리는 ε의 정확한 값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존재가 발생한다는 사실 자체가, ε가 존재함을 증명한다.


8. 양자 붕괴는 관측이 아니라 종료다

이제 익숙한 문제로 돌아가 보자.

  • 왜 양자 중첩은 갑자기 붕괴할까?
  • 왜 관측 순간에만 결과가 나올까?

이 질문에 대한 새로운 답은 이것이다.

붕괴는 관측 때문이 아니라
계산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어서 발생한다.

관측자는 원인이 아니라
마지막 확인자일 뿐이다.


9. 이 장의 결론

정리하자면,

  • 자연은 무한 계산을 하지 않는다
  • 계산이 끝났을 때만 결과가 존재한다
  • 0.999…에서 1로의 전이는
    수학적 동일성이 아니라 물리적 확정 사건이다

그리고 이 관점은
양자역학, 시간, 중력, 우주의 구조까지
다시 보게 만든다.

다음 장에서는 이 질문으로 나아간다.

그렇다면 시간은 왜 관측자마다 다를까?
그리고 계산의 종료 속도는 무엇에 의해 결정될까?

제5장. 상대성이론 — 시간은 왜 관측자마다 다를까 에서 계속된다.

제5장. 상대성이론 — 시간은 왜 관측자마다 다를까

상대성이론은 처음 들으면 이상하다.

  •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시간이 더디게 간다

하지만 더 이상한 사실이 하나 있다.

이 이론은 100년 넘게 검증되었고,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것이다.

왜 우주는 굳이 이렇게 복잡한 방식으로
시간을 다르게 흐르게 만들었을까?


1.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측정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시간을
“강처럼 흐르는 것”으로 상상한다.

하지만 물리학에서 시간은 다르다.

  • 시간은 직접 보이지 않는다
  • 시간은 시계의 변화로만 정의된다

즉,

시간은 독립적인 실체가 아니라
사건이 확정되는 순서와 간격이다.

여기서 이미 중요한 전환이 일어난다.


2. 시계란 무엇인가?

시계는 사실 아주 단순한 장치다.

  • 원자가 진동하고
  • 진자가 흔들리고
  • 전자가 전이한다

모두 공통점이 있다.

시계는 반복되는 물리적 계산이다.

한 번의 진동, 한 번의 전이는
하나의 “연산 단위”라고 볼 수 있다.

👉 시간이란
얼마나 많은 연산이 확정되었는가의 척도다.


3. 왜 속도가 빠르면 시간이 느려질까?

특수 상대성이론의 핵심 결과는 이것이다.

빠르게 움직일수록 시간이 느려진다.

ECC 관점에서 보면 설명은 의외로 간단하다.

  • 시스템이 빠르게 이동할수록
  • 에너지와 정보 처리가 운동 자유도에 더 많이 소모된다

그 결과,

내부 상태를 확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연산 자원이 줄어든다.

연산이 느려지면
확정도 느려지고
우리는 그것을 “시간이 느려졌다”고 부른다.


4. 중력이 강하면 왜 시간이 느려질까?

일반 상대성이론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 질량은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
  • 그 휘어짐이 시간의 속도를 바꾼다

하지만 “왜 휘면 느려질까?”라는 질문에는
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

ECC 관점에서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 중력이 강한 곳 = 정보가 극도로 집중된 곳
  • 정보 밀도가 높을수록
    하나의 상태를 확정하는 데 더 많은 연산이 필요하다

즉,

연산 밀도가 높아질수록
확정 주기가 늘어나고
시간은 느려진다.


5. 시간 지연은 ‘환상’이 아니다

중요한 점 하나.

상대성이론의 시간 지연은
관측 착각이 아니다.

  • 위성 GPS는 상대성 보정을 하지 않으면 오작동한다
  • 실제로 시계가 다르게 간다

이는 곧 이런 의미다.

시간은 절대적 배경이 아니라
각 시스템의 연산 조건에 종속된다.


6. 관측자란 무엇인가?

여기서 ‘관측자’라는 단어를 다시 보자.

관측자는
의식을 가진 존재일 필요가 없다.

  • 원자 하나도 관측자일 수 있고
  • 시계 하나도 관측자다

관측자란 단순히,

사건을 확정할 수 있는 연산 단위를 가진 계다.

관측자마다

  • 연산 속도
  • 에너지 분배
  • 정보 밀도

가 다르기 때문에
시간도 다르게 흐른다.


7. 절대 시간은 왜 사라졌을까?

뉴턴 역학에는
모두에게 동일한 “절대 시간”이 있었다.

상대성이론은 그것을 제거했다.

ECC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절대 시간은
절대적인 계산 자원이 있다는 가정이다.

그러나 자연에는 그런 것이 없다.

모든 계는
자기 내부 조건에 따라
확정을 수행할 뿐이다.


8. 시간은 차이가 아니라 결과다

정리하자면,

  • 시간 차이는 원인이 아니다
  • 시간 차이는 연산 결과

빠른 계, 무거운 계, 복잡한 계는
모두 확정이 느린 계다.

그래서 시간은 느려진다.


9. 제5장의 결론

상대성이론은 말한다.

시간은 관측자마다 다르다.

ECC는 여기에 한 문장을 덧붙인다.

시간은 각 계가
얼마나 자주 ‘존재를 확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이 관점에서는
시간이 휘는 것도, 늘어나는 것도
자연스럽다.

다음 장에서는
이 논리를 한 단계 더 밀어붙인다.

그렇다면 중력은 무엇을 휘게 만드는가?
정말로 공간일까, 아니면 정보일까?

제6장. 중력장은 왜 정보를 휘게 만드는가 에서 계속된다.


제6장. 중력장은 왜 정보를 휘게 만드는가

우리는 학교에서 이렇게 배운다.

질량은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
그래서 중력이 생긴다.

이 문장은 맞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왜 하필 ‘휘어짐’일까?
왜 밀거나 당기는 힘이 아니라,
공간과 시간이 변형되는 걸까?


1. 중력은 힘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은 더 이상 힘이 아니다.

  • 물체는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 휘어진 시공간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이 설명은 우아하지만,
직관적이지는 않다.

그래서 질문이 다시 돌아온다.

도대체 무엇이 휘어지고 있는가?


2. 공간이 아니라 ‘연산 조건’이 휘어진다

ECC 관점에서 중력을 이렇게 다시 보자.

  • 질량이 많다는 것은
  • 그만큼 내부 자유도와 정보가 많다는 뜻이다

정보가 많아지면
그 정보는 유지·갱신·확정을 요구한다.

즉,

질량은 연산을 요구하는 정보의 밀도다.

중력장은
이 정보 밀도가 주변 공간에
연산 부담을 전달한 결과다.


3. 왜 빛조차 휘어질까?

중력 렌즈 현상을 떠올려 보자.

  • 별빛이 질량 근처에서 휘어진다
  • 빛은 질량이 없는데도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중요한 단서다.

중력은 물질만이 아니라
정보의 전달 경로 자체에 작용한다.

빛은 정보다.
그리고 정보는
중력장 안에서 다른 “확정 비용”을 지불한다.


4. 휘어짐이란 무엇인가?

“휘어졌다”는 말을
조금 더 정확히 해보자.

  • 직선이 더 이상 최단 경로가 아니게 된다
  • 사건 사이의 확정 순서가 변한다

ECC 언어로 바꾸면 이것이다.

최소 연산 경로가 왜곡된다.

즉, 중력장은
사건이 가장 쉽게 확정되는 경로를 바꾼다.


5. 블랙홀은 무엇인가?

이 관점에서 블랙홀은
아주 자연스럽게 정의된다.

  • 중력이 강한 곳 ❌
  • 빛도 못 빠져나오는 곳 ❌

ECC에서는 이렇게 본다.

블랙홀은
연산 비용이 무한히 커지는 영역
이다.

사건의 지평선은
“여기서부터는
확정을 외부로 전달할 수 없다”는 경계다.


6. 사건의 지평선은 정보의 ‘중단선’이다

블랙홀 밖에서는

  • 사건이 확정되고
  • 그 결과가 외부로 전파된다

하지만 지평선 안에서는

  • 확정은 내부적으로만 발생하거나
  • 아예 외부 기준으로는 미정 상태로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7. 중력과 시간 지연은 같은 현상이다

제5장에서 봤듯,

  • 시간이 느려진다는 것은
  • 확정 주기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중력장 안에서는
정보 밀도가 높아져
확정 비용이 커진다.

결과적으로,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과
중력에 의한 궤도 변화는
같은 원인에서 나온 두 결과다.


8. 왜 중력은 가장 약한 힘일까?

중력은
다른 힘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하다.

하지만 ECC 관점에서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 중력은 국소적 상호작용이 아니라
  • 연산 조건의 배경 왜곡이다

즉, 직접 작용하는 힘이 아니라
모든 힘이 작동하는 “무대”를 바꾼다.

그래서 약하지만
항상 누적되고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9. 제6장의 결론 — 중력은 공간이 아니라 확정을 휘게 만든다

정리하자면,

  • 중력은 단순한 끌어당김이 아니다
  • 그것은 정보가 얼마나 밀집되어 있는가의 효과다
  • 시공간의 휘어짐은
    사건이 가장 낮은 연산 비용으로 확정되는 경로가 왜곡된 결과다

빛이 휘고, 시간이 느려지고, 궤도가 바뀌는 이유는 모두 같다.

확정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질문은 여기까지 온다.

그렇다면
확정이 거의 불가능해지는 극한의 영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 답이 바로 블랙홀이다.

제7장. 블랙홀 — 확정이 멈추는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에서 계속된다.

제7장. 블랙홀 — 확정이 멈추는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블랙홀은 늘 신비의 대상이다.

  • 모든 것을 삼켜버리고
  •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며
  • 정보마저 사라진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관점으로 보면
블랙홀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정직한 물리 시스템이다.


1. 블랙홀은 ‘무한 중력’이 아니다

흔한 오해부터 짚자.

  • 블랙홀 = 무한한 힘 ❌
  • 블랙홀 = 모든 것이 파괴되는 곳 ❌

실제로 블랙홀은
아주 단순한 조건을 만족할 뿐이다.

정보 밀도가 임계치를 넘은 영역

즉,
그 안에서는 사건 하나를 확정하는 데
필요한 연산 비용이
외부 기준으로는 감당 불가능해진다.


2. 사건의 지평선이란 무엇인가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은
경계선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다르다.

ECC 관점에서 사건의 지평선은 이렇다.

확정된 결과가
외부로 더 이상 출력되지 않는 경계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 내부에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게 아니다
  • 외부에서 더 이상 알 수 없을 뿐이다

그래서 블랙홀은
“사건이 멈춘 곳”이 아니라
**“외부 기준 확정이 중단된 곳”**이다.


3. 블랙홀 중력렌즈 — 우리는 왜 없는 곳을 보는가

블랙홀 근처에서는
빛이 극단적으로 휘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 물체가 없는 곳에서
  • 물체를 본다

이 현상은 단순한 광학 효과가 아니다.

중력렌즈란
정보가 가장 낮은 연산 비용으로 전달될 수 있는 경로가
왜곡된 결과
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달 가능한 방식으로만 본다.


4. 시간은 왜 지평선에서 멈춘 것처럼 보일까

외부 관측자에게,

  • 물체는 지평선에서 얼어붙은 듯 보이고
  • 결코 안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내부 관측자에게는
아무 이상이 없다.

이 모순은
ECC에서는 모순이 아니다.

사건의 지평선은
외부 기준 시간의 갱신이 중단되는 지점이다.

즉,

  • 내부 시간은 계속 흐르지만
  • 외부에는 더 이상 결과가 도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간은 “멈춘 것처럼” 보인다.


5. 호킹 복사는 왜 생기는가

가장 유명한 질문이다.

아무것도 못 빠져나오는데
왜 블랙홀은 증발하는가?

ECC의 답은 이렇다.

  • 사건의 지평선은
    완벽한 확정 차단선이 아니다
  • 경계에서는 항상
    확정되지 못한 정보의 잔여가 남는다

이 잔여가
에너지 형태로 방출되는 것이
호킹 복사다.

호킹 복사는
완료되지 못한 확정의 흔적이다.


6. 정보는 정말 사라지는가?

블랙홀 정보 역설은
이 질문 하나로 요약된다.

정보는 보존되는가, 사라지는가?

ECC의 대답은 명확하다.

정보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확정되지 않는다.

  • 내부 정보는
    외부 기준에서는
    영원히 미정 상태로 남아 있고
  • 우리는 그 직접적인 결과를
    결코 얻을 수 없다

보존과 비가시성은
동시에 성립한다.


7. 홀로그램 원리는 왜 자연스러운가

홀로그램 원리는 말한다.

한 영역의 정보는
그 경계면에 저장될 수 있다.

ECC에서는 이게 너무 당연하다.

  • 부피 전체를 확정하려면
    무한한 연산이 필요하다
  • 그러나 경계는
    최소 확정 단위

자연은 항상
확정 가능한 정보만 기록한다.

그래서 정보는
부피가 아니라
경계에 남는다.


8. 블랙홀은 파괴자가 아니라 ‘저장소’다

정리하자면,

  • 블랙홀은 정보를 없애지 않는다
  • 블랙홀은 정보를 확정하지 않을 뿐이다
  • 사건의 지평선은
    우주의 출력 한계선이다

그래서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극단적인 동시에
가장 일관된 물리 시스템이다.


9. 제7장의 결론

블랙홀은 말해준다.

자연은
확정할 수 없는 것은 출력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확정이 멈춘 곳을 보았다.

다음 장에서는
그 반대 극단으로 가보자.

모든 것이 처음으로 확정되기 시작한 순간

제8장. 빅뱅 — 우주는 언제 ‘존재하기 시작했는가’ 에서 계속된다.

제8장.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 — 우주는 왜 끝나지 않는가

우주는 이미 충분히 오래 존재했다.
별은 태어나고 사라졌고, 은하는 흩어지고 있다.
열역학적으로 보자면, 우주는 이미 ‘식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우주는 끝날 기미가 없다.

오히려 더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이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물리학은 두 개의 이름을 만들었다.
암흑물질암흑에너지.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고, 직접 측정할 수도 없지만
우주 질량–에너지의 95%를 차지한다고 알려진 존재들이다.

그러나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왜 우주는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계속 존재하려 하는가?

ECC 이론은 이 질문을 의지나 목적이 아닌, 계산의 관점에서 다시 묻는다.


1. 암흑물질 — 보이지 않는 중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구조’

암흑물질은 처음부터 이상한 존재였다.
빛을 내지 않고, 흡수하지도 않으며,
오직 중력 효과로만 존재가 드러난다.

은하의 회전 곡선은 말해준다.
보이는 물질만으로는 은하가 흩어져야 한다.
그런데 은하는 유지된다.

기존 물리학은 말한다.
“보이지 않는 질량이 더 있다.”

ECC는 다른 질문을 던진다.

왜 우주는 굳이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구조를 유지하는가?

ECC 관점에서 암흑물질은
추가된 질량이 아니라, 정보 구조의 골격이다.

  • 별과 가스는 ‘계산 결과’
  • 암흑물질은 그 결과들이 서로를 참조할 수 있게 만드는 계산 틀

암흑물질이 없다면,

  • 은하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없고
  • 정보는 빠르게 흩어지며
  • 계산은 지역적으로 끝나버린다

즉,

암흑물질은 우주가 너무 빨리 계산을 끝내지 않도록 붙잡는 구조체다.


2. 암흑에너지 — 미는 힘이 아니라, 끝나지 않게 하는 조건

암흑에너지는 더 이상하다.
이것은 구조를 묶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공간 자체를 늘린다.

그리고 그 세기는 놀랍게도 거의 일정하다.

왜 일정할까?
왜 시간이 흘러도 약해지지 않을까?

ECC는 이 점을 결정적으로 해석한다.

암흑에너지는 ‘힘’이 아니다.
계산이 계속 가능하도록 공간 밀도를 조절하는 조건이다.

우주가 팽창하지 않는다면,

  • 정보 밀도는 증가하고
  • 상호작용은 과밀해지며
  • 국소적 계산 충돌이 발생한다

이는 곧,

  • 빠른 엔트로피 포화
  • 조기 열적 죽음
  • 계산 종료를 의미한다

암흑에너지는 이를 방지한다.

우주는 스스로를 늘려
아직 계산되지 않은 가능성을 보존한다.


3. 왜 우주는 멈추지 않는가

기존 우주론은 묻는다.

  • 팽창은 언제 멈출까?
  • 암흑에너지는 사라질까?

ECC는 질문을 바꾼다.

우주는 언제 계산을 끝낼 수 있을까?

암흑물질은 구조를 유지하고,
암흑에너지는 공간을 확장한다.

이 둘의 조합은 하나의 목적을 가진다.

존재를 아직 ‘확정하지 않기 위해’.

존재가 확정된다는 것은

  • 더 이상 상태가 변하지 않고
  • 더 이상 정보가 생성되지 않으며
  • 계산이 끝났다는 뜻이다.

우주는 아직 그 상태에 도달하지 않았다.


4. 암흑은 미지(未知)가 아니라, 미확정(未確定)이다

‘암흑’이라는 이름은 오해를 낳는다.
마치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숨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ECC 관점에서 암흑은
아직 계산 결과로 드러나지 않은 정보 영역이다.

  • 암흑물질: 구조는 있으나 결과가 드러나지 않은 정보
  • 암흑에너지: 계산을 지연시키는 공간적 여유

이들은 우주의 오류가 아니다.
오히려 우주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다.


5. 다음 질문으로

그러나 어떤 계산도 영원할 수는 없다.
팽창은 계속되고, 상호작용은 희미해진다.
정보는 점점 서로를 참조하지 못하게 된다.

그때, 우주는 어떤 상태에 도달할까?

모든 정보가 더 이상 의미를 구분하지 못하는 순간.

다음 장에서는
우주의 진짜 종말로 여겨져 온 상태를
다시 해석한다.

제9장. 빅 프리즈 — 모든 정보가 침묵할 때

여기까지는,
우주가 왜 아직 살아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제9장. 빅 프리즈 — 모든 정보가 침묵할 때


우주의 끝을 상상할 때,
사람들은 대개 폭발을 떠올린다.
혹은 모든 것이 붕괴되는 거대한 붕락을.

그러나 현대 우주론이 말하는 가장 유력한 결말은
의외로 조용하다.

빅 프리즈(Big Freeze).
우주는 폭발하지 않는다.
그저… 점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된다.

별은 더 이상 태어나지 않고,
은하는 서로를 잃어버리며,
모든 상호작용은 희미해진다.

그리고 결국,
우주는 침묵한다.


1. 기존 물리학이 말하는 빅 프리즈

표준 우주론에서 빅 프리즈란 다음 상태를 의미한다.

  • 우주 팽창의 지속
  • 평균 온도 → 절대영도에 근접
  • 자유 에너지 고갈
  • 엔트로피 극대화
  • 더 이상 유의미한 물리 과정 없음

이 상태에서 우주는 ‘죽었다’고 표현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질문이 빠져 있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인가?

ECC는 이 차이를 중요하게 본다.


2. 침묵은 소멸이 아니다

빅 프리즈에서 정보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더 이상 교환되지 않을 뿐이다.

  • 정보는 존재하지만
  • 이동하지 못하고
  • 결합하지 못하고
  • 갱신되지 않는다

이는 곧,

정보의 소멸이 아니라
정보 연산의 정지다.

ECC 관점에서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연산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빅 프리즈란 무엇인가?

모든 연산이 ‘종료 조건 없음’ 상태에 빠진 순간이다.


3. 정보 밀도 → 0, 좌표의 의미 소멸

우주가 계속 팽창하면
정보는 점점 희석된다.

  • 입자 간 평균 거리 증가
  • 상호작용 확률 급감
  • 국소적 기준 붕괴

여기서 중요한 전환점이 온다.

정보 밀도가 임계값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좌표는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한다.

왜냐하면 좌표란

  •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하고
  • 참조 프레임이 유지되어야 하며
  • 정보 교환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빅 프리즈의 끝자락에서는

  • “여기”와 “저기”의 구분이 사라지고
  • “먼 곳”과 “가까운 곳”의 의미가 붕괴된다

ECC적으로 말하면,

공간은 남아 있지만
공간을 정의할 정보가 없다.


4. 모든 정보는 하나의 점으로 수렴한다

이 상태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극단적으로 단순해진다.

  • 정보값 → 0
  • 차이 → 0
  • 구분 → 0

그 결과는 무엇일까?

모든 정보는 하나의 점(point)으로 수렴한다.

여기서 말하는 점은

  • 위치 좌표의 점이 아니다
  • 물리적 크기를 가진 점도 아니다

이것은 구분 불가능한 상태의 극한이다.

  • 더 이상 내부와 외부가 없고
  • 부분과 전체가 구분되지 않으며
  • 관측자 개념도 성립하지 않는다

이것이 ECC가 말하는
완전한 미확정 상태다.


5. 침묵은 안정이 아니라, 임계 상태다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이 ‘점 상태’는
고요하지만 안정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 정보가 0에 수렴한 상태는
  • 어떤 방향의 변화도 동일한 비용을 가지며
  • 극단적으로 불안정한 평형점이기 때문이다

물리학적으로 말하면,
이 상태는 양자 요동을 억제할 수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단 하나의 미세한 요동만으로도
전체 상태가 바뀔 수 있는 상태다.


6. 빅 프리즈는 끝이 아니라, 수축된 대기 상태

그래서 ECC는 빅 프리즈를 이렇게 정의한다.

빅 프리즈는 우주의 죽음이 아니다.
우주가 다시 계산을 시작하기 직전의 침묵이다.

  • 모든 정보가 하나로 수렴하고
  • 모든 구분이 사라지고
  • 모든 좌표가 무의미해진 상태

이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모든 것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7. 다음 장으로

만약 이 점 상태에서
양자 요동이 발생한다면?

만약 하나의 미세한 비대칭이
전체 상태를 밀어낸다면?

그 순간,
우주는 다시 한 번 질문을 받게 된다.

“존재할 것인가?”

다음 장에서는
우주의 시작을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필연적인 재개 연산으로 해석한다.

제10장. 빅뱅 — 우주는 왜 다시 시작되는가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독자는 알게 된다.

우주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 계산 중일 뿐이다.